
WBC 대표팀이 14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대회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21일까지 예정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이판 훈련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투수조장 류현진의 영향력이 크다. 자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팀 최고참 노경은은 “(류)현진이가 훈련 때나 휴식 때나 선수들이 다 같이 어울리도록 잘 이끌고 있다”고 했다.
류현진은 ‘얼굴이 많이 탔다’는 말에 “여기 와서 얼굴이 안 타면 오히려 그게 잘못된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서로 다른 팀 선수들끼리도 편안하게 서로 알아가는 시간인 것 같다. 좀 어려울 수도 있는데 먼저 다 잘 다가와 줘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다. 제가 특별하게 한 건 없는데 (노)경은이 형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류현진은 한껏 자세를 낮췄지만, 워낙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류현진이 오전 훈련 후 사이판 해변을 달리자 후배들까지 알아서 함께 달린다. 류현진은 사이판에서 화제가 된 ‘러닝 크루’에 대해 “훈련이 부족한 선수들의 모임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다들 몸을 좀 더 가볍게 만들고 싶어서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개인 훈련은 다들 자기 루틴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 후배들이 보강 훈련하는 법이나 이런 걸 물어본다. 제 루틴 같은 것도 꼭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하는 운동을 참고하라는 쪽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번 사이판 캠프부터 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체코·일본과 평가전은 뒤에서 지켜봤다. 당시 대표팀은 일본과 2차례 평가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다. 투수진의 ‘제구 불안’이 과제로 남았다. 류현진은 “투수들도 좋은 공으로 승부했는데 볼넷이 좀 많았다. 그 부분이 아쉬웠다. 야수들은 두 경기 동안 정말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수들의 볼넷 문제 역시 WBC 공인구 적응만 잘 된다면 훨씬 더 나아질 거라고 했다.
라일리 오브라이언, 데인 더닝 등 한국계 외국인 투수들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 태어나 평생 미국에서 야구를 한 선수들이다. 이들이 단기간 대표팀에 녹아들어야 경기력 또한 올라간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정상급 투수로 오래 활약한 류현진의 역할이 역시 크다. 류현진은 “MLB 마지막 시즌쯤에 더닝 선수를 본 기억이 난다. 그때 (더닝이) 텍사스에 있었는데 인사는 못 했지만 대표팀에서 같이 야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BC는 류현진에게도 오랜 추억이 담긴 대회다. 2009년 2회 대회에서 명실상부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5차례 등판하며 팀을 결승전까지 이끌었다. 류현진은 3월 대회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다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고,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저희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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